생각의 틈새/reading!

유희경, 그만 아는 이야기

메이준 2012. 6. 2. 00:30

 

 

그만 아는 이야기

                     유희경

 

 그가 소파에 앉는다 빛이 다 되었다 창밖이 어두워 진다 잠시 틈을 두고 거실도

 

 어두워지자, 초침이 움직인다, 옆집에, 사람이 산다, 벽이 있고, 걸린 그림에, 눈이 쌓인다, 양말이, 와이셔츠가, 조금 벌어진 입속 치아가, 하얗다 그는, 움직이지 않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가 한 말이, 헤어진 애인의 손끝이, 목소리가 떠오를 때, 그럴 때마다

 

 더욱 까매진 소파에서 그는, 짙은 흔적 유리창 너머, 언제나 새삼스럽고 늘 같은 자리에, 별이 도드라진다 멀어지는 우주에서 어쩌면 그는, 울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일지도 스스로 한 방울이 되어가는 중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