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다

서른N해의 하루 2016. 2. 12. 02:48

 

서른이다. 많은 걸 기대했었던 서른이란 나이였는데, 이룬 게 없어서 슬픈 서른. 기대와 다른 서른이지만 썩 나쁘지만은 않다. 아직 젊다는 태평스런 생각과 그래도 이룬 게 없다는 묘한 조급함이 동시에 들고 있다.

 

서른이 되어서, 아니 특별히 서른이 되어서는 아니지만 올해가 아직 2달밖에 안 지나갔지만 올해가 되면서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타인에게서 느껴진다. 나이를 먹는 것은 사람을 잃어가는 과정이라는 작년 이맘 때쯤 외할아버지를 잃은 사실을 떠올리며, 부쩍 쇠약해진 외할머니를 보면서, 부모님의 환갑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한 해 한 해 내 주위의 누군가를 잃어가는 시간들이 늘어가겠구나, 라고 요사이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비단 죽음뿐만 아니라 스쳐 지나가듯 이젠 닿지 않은 인연들, 추억들을 떠올린다. 얼굴도 가물가물한, 이름이 막연한 이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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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메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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